교토 땅에서 0-3으로 완패를 당한 팀에 보내진 것은 야유가 아니었다. 관중석에서 울려 퍼진 것은 "누가 뭐라 해도 주변을 신경 쓰지 말고 자신을 믿으면 승리는 따라온다"는 힘찬 응원이었다.
경기 후, 선수들은 인사를 마치고 돌아가려 했지만, 나카가와 테루히토가 "케이, 들어보자"며 주장 고이즈미 케이에게 말을 걸었고, 선수들은 피치 사이드에서 팬과 서포터들의 뜨거운 응원을 받았다.

모리시게 마사토는 "부우잉을 받아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 속에서, 그 응원은 용기를 주었다. 그들을 위해 일어서서 싸워야 한다"고 말하며 결의를 새롭게 했다.
그 배경에는 내용에서 앞서지 못한 90분의 현실이 있다.
전반, 도쿄는 교토 산가 FC의 하이 라인에 대해 롱볼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원톱에 사토 케이인, 섀도우에 타와라츠미다 코타와 안자이 소마를 배치하여 뒤 공간을 노리는 전술을 선택했다.
경기 초반 15분간 양 팀은 롱볼을 기점으로 공격을 전개하는 팽팽한 흐름을 보였다. 그러나 전반 20분을 지나면서 세컨드 볼에 대한 반응에서 우위를 점하기 시작한 교토는 사이드 공격을 중심으로 도쿄 골문을 향해 맹공을 퍼부었다.

전반 32분, 균형이 무너진다. 오른쪽 사이드의 스로인에서 후쿠다가 골문 앞으로 크로스볼을 넣었고, 골문 앞 혼전 상황에서 가와사키가 오른발로 밀어 넣어 교토가 선제골을 기록했다. 특기인 사이드 공격으로 몰아붙인 교토에 선수를 빼앗겼다.
결과적으로 전반전 도쿄는 유효슈팅 수가 0이었다. 노림수는 명확했지만 실효성은 없었다.
후반에 들어서 도쿄도 재정비를 시도한다. 후반 3분, 고이즈미가 페널티 에어리어 오른쪽 바깥에서 미들 슛을 날렸지만 상대 골키퍼 정면에 막힌다. 더 나아가 후반 13분에는 고이즈미의 슛이 흘러나온 공을 엔도 케이타가 골문 앞 혼전 상황에서 밀어넣는 장면이 있었으나 VAR의 지원으로 오프사이드 판정이 내려졌다. 골까지 한 걸음이 멀다.
그리고 후반 25분, 자진 왼쪽 사이드를 무너뜨리고 크로스볼을 올리자 나가사와가 떨어뜨렸고, 마지막에는 교체 투입된 다케다가 왼발로 침착하게 발리 슛을 흘려 넣어 0-2가 되었다. 이어 30분에는 롱볼을 기점으로 오쿠가와가 라인 뒤로 뛰쳐나가 날카로운 오른발 슛을 골 왼쪽 아래에 꽂아 3번째 골을 넣었다. 교체 전략과 플레이 강도로 우위를 유지한 교토가 승부를 결정지었다.

경기는 0-3으로 종료되었다. 양 팀 선수들의 표정에는 내용과 결과의 대비가 드러나 있었다.
스탠드에서 보내진 응원은 단순한 위로가 아니었다. 팬과 서포터의 각오였다. 그 목소리와 그 열기를 받아들인 선수들이 이번 경기에서 어떤 변화를 보여줄지. 진가가 시험받는 한 판이 될 것이다.
그 열기에 응답하라
리그 전반기 마지막 경기에서 맛본 분함을 씻어낼 때가 왔다. 교토 땅에서 느낀 ‘그 열기’――.
완패를 당한 그날, 팬·서포터들이 보낸 응원에 보답하기 위해서도 이 한 판은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
교토는 지난 경기 홈에서 도쿄 베르디를 1-0으로 꺾고 승점 48점으로 한때 선두에 올랐다. 공격의 핵심은 득점 랭킹 3위로 10골을 기록한 라파엘 엘리아스다. 마무리의 날카로움뿐만 아니라, 뒷공간 침투와 포스트 플레이에서도 존재감을 발휘하며 다채로운 득점 패턴을 지녔다.

더욱 주의해야 할 것은 양쪽 사이드백이다. 오른쪽의 후쿠다, 왼쪽의 스가이는 공격과 수비 모두에서 강도를 자랑하며, 거친 듀얼과 스프린트로 상대를 압박한다. 후쿠다는 커리어 하이인 4골을 기록하며 경기 후반의 승부처에서 결과를 남겨왔다. 특히 무기가 되는 롱스로우는 교토의 큰 득점원이며, 스로인에서의 득점 수도 리그 톱과 숫자가 연동된다. 왼쪽의 스가이도 지난 시즌 여름에 가시마 앤틀러스에서 합류한 이후, 타고난 운동량으로 깊은 위치에서의 운반과 높은 위치로의 오버랩을 반복하며 찬스 메이킹에 기여하고 있다.
데이터도 교토의 공격력을 뒷받침한다. 슈팅 성공률은 리그 1위를 자랑하며, 크로스볼 성공률도 매우 높다. 특히 페널티 에어리어 내에서의 크로스볼 정확도는 리그 최고 수준으로, 리그 전반전에서 사이드 공격으로 실점이 많았던 도쿄에게는 최대 경계 포인트가 된다.
한편 도쿄는 중단 후 1무 1패로 흐름을 타지 못하고 있다. 가시마 전에서는 많은 기회를 만들었음에도 골을 넣지 못하고 후반에 실점했고, 쇼난 벨마레 전에서는 의도한 대로 선제골과 추가골을 넣었지만 후반에 동점을 허용한 뼈아픈 무승부였다.

다만, 리그 후반전부터 채용한 4-4-2는 공격과 수비 양면에서 팀에 안정감을 가져다주고 있다. 공격에서는 다득점이 늘었고, 중단 기간에 합류한 신전력과의 융합도 진행 중이다. 리그 전반전 경기에서는 롱볼을 많이 사용하면서도 골로 가는 활로를 찾지 못했지만, 전술이 정리된 지금이라면 다른 풍경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과제는 경기 후반의 수비 강도와 경기 마무리 방법이다. 선두 경쟁을 벌이는 상대에게 승점을 잃을 여유가 없으며, 오히려 이 한 경기를 돌파구로 삼아 흐름을 되찾을 각오가 요구된다.
복수와 자부심을 가슴에 품고, 도쿄는 도전한다. 교토를 격파하고, ‘그 열기’에 응답하는 승리를 쟁취하기 위해――.
도쿄를 열광으로 이끄는 남자
도쿄의 키맨은 역시 나가토모 유토다.
팀에서 가장 연장(U-6)이지만, 넘치는 에너지와 플레이 강도는 쇠퇴를 모른 채 오히려 팀을 '열광'으로 이끄는 추진력을 계속 발휘하고 있다.

시즌 초반에는 출전 기회가 적었으나 6월 중단 후부터는 선발로 자리 잡았다. 대인 플레이의 강함에 더해 양쪽 발에서 뿜어내는 정확한 크로스는 큰 무기가 되어 우라와 레즈 전에서 2어시스트를 포함해 수많은 결정적인 기회를 연출해 왔다.
그 우라와전 이후에 "E-1 선수권에서 우승을 경험하며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도쿄에서도 반드시 컵을 들어 올리고 싶습니다"라고 말하며, 그 강한 결의가 그의 플레이의 근간에 있습니다.
아낌없는 상하 움직임으로 교토의 하이 라인을 무너뜨릴 수 있다면, 도쿄에게 승리로 가는 길이 열릴 것입니다. 교토의 사이드백도 강도가 높기 때문에, 사이드에서의 심리전은 경기를 크게 좌우하는 포인트가 됩니다.
8월의 무더운 밤을 더욱 뜨겁게 만드는 남자, 나가토모 유토.
그의 열기가 팀에, 팬·서포터에게, 그리고 경기장 전체에 전해졌을 때, 아지노모토 스타디움에는 '열광'의 순간이 찾아온다.
(본문 중 경칭 생략)



